언론보도

계룡산 마음수련 7박8일

언론사경북매일
발행일자2012-05-01
출처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3222

오피니언 칼럼 / 권오신 객원 논설위원

삶은 원래 한바탕 꿈이다. 세속 잡사를 놓아버리면 죽음을 극복 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가.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되는 생사일여(生死一如) 이치를 깨닫는 일이 명상수행이다.

마음의 평온은 어디서 오는가. 세상사를 다가지려는 탐욕 때문이다. 엉덩이를 한곳에 두지 못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오지랖 넓은 사람도, 나 없으면 세상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편치 못하다. 별별 생각이 꼬리를 물고 머릿속으로 들어 왔다가는 이내 다른 생각에 밀려 흔적 없이 사라진다.

마음은 원래 티끌만큼도 잘못된 것이 없다. 본래부터 깨끗하고 고요하다. 마음이 요동치는 것이라면 마음이 세사의 감정을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절 마당에 켜진 불을 꺼야 하늘의 별이 잘 보이듯 마음구석 여기저기 담아 놓은 허상의 사진을 치워야 잘 보인다. 밤잠을 자면서도 생각의 불들을 켜두고 허상을 자신의 가슴속에 담고 있기 에 세상이 복잡해지는 것이다. 이게 더 짙어지면 마음감기로 간다.

최근 몇 년 사이 신체적 건강을 넘어 마음으로 이어지는 명상수련이 세상 밖으로 본격 출현하고 있다. 명상수행은 한 때 동양의 신비주의로 폄하되었지만 서양에서 나온 현대과학에 의해서 인체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대단 한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선불교에서 출발된 전래 명상수행법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현대사회가 관심을 끄는 명상법은 두 종류다. 바른 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단전까지 호흡을 내리면서 온갖 번뇌와 근심을 몸 밖으로 밀어내는 `집중명상` 법이다. 다른 하나는 꼬리를 물고 들어오는 생각이나 느낌을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내 보내는 `지각명상`법이다.

2010년 1월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이 신년기획으로 제작한 행복한 삶을 위한 선택 `비우며 살자`편에서도 계룡산자락 논산 마음 수련원에서 일주일 과정을 거친 4명을 인제대 서울 백병원에서 가진 스트레스 검사결과 우울지수가 “0”로 나타나는 과학적 검증 등 참가자들의 변화가 확인된 것은 놀랍다.

인도 뿌나에 자리 잡은 오쇼 라즈니쉬(1931~1990) 아쉬람(명상센터)에는 이런 글이 걸려 있다. “나는 결코 태어난 적도 죽은 적도 없다. 이 세상을 다녀갔을 뿐이다” 그런데도 왜 집착하는가. 인간은 육체적 건강보다 정신적 건강이 더 중요하다.

옆길로 샌 정신을 바로 잡는 데는 명상이 가장 좋은 수단이다. 사찰에서 갖는 참선과정도 있지만 직장· 생활을 병행할 수 있고 접근하기가 수월한 명상센터도 많이 생겼다.

연중무휴인 계룡산 마음수련원(8과정) 수련생은 연인원 2만 여명이다. 계룡산 마음수련원 강사는 처음부터 나오는 날까지 마음을 놓아 버리고 비울 것을 고집스럽게 주문한다. 심지어 마음을 빼는 방법으로 노트도 사진도 더는 찍지 말라고 한다. 필기기구를 가진 수강생은 없다. 가끔은 숙소에서 적막을 깨뜨리는 울음소리가 나지만 이를 이상하게 받아들이는 수련생은 없다. 가짜 사진 속에서 살았던 삶이 보여 지는 순간이 울음으로 폭발했다.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마음감기를 고쳤다고 보면 된다.

이런 수련이 좀 더 발전하면 인간의 마음을 우주의 마음으로 반전시키는 본격 명상 훈련이 시작된다. 우주는 만물 만상이 살아있는 본바닥이다. 8단계를 통한 공부로 망상 망념, 헛것에 놀아나는 마음을 빼고 나면 세상의 이치를 알게 돼 대 자유인이 된다.

허상에 갇혀 살았던 세상은 죽은 세상에 살았다는 이치다. 지구는 은하계를 밝히는 행성가운데 하나이고 인간은 그 지구에서 살아가는 70억 가운데 한 점이다. 쩨쩨하고 지저분하게만 살 것인가는 중요한 화두다. 살아서 본 바닥으로 가기위해서는 마음 빼기를 하는 8단계 과정을 거쳐야만 완성된다고 한다. 지역 마음수련원을 통하면 쉽게 갈 수 있다.

국내에는 명상 붐을 타고 도심 명상수련센터도 많이 생겼다. 춥지도 덥지도 않는 지금이 딱 알맞은 계절이지만 수련비용이 부담이 되는 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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