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 덕분에 재택근무가 많았었죠. 그때 재택근무의 재미에 푹 빠진 분이 계셨어요. 집에서 일을 끝내고 맥주 한 잔 마시고 나면 천국이 따로 없었대요. 그런데 다시 출근하게 되면서 이 평화는 깨어지고 말았답니다. 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면 열받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죠. 잠이 안 올 정도로 분하고 화가 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하잖아요.
이럴 때 지혜롭게 화를 다스리는 법은 없을까요?
우선,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볼께요.
첫째, 하나, 둘,… 여섯 이상의 숫자를 센다.
둘째, 심호흡을 하며 3분 이상의 시간을 보낸다,
셋째, 일단 그 자리를 피한다.
넷째, 최소 3분만 걸어도 좋다. 산책을 오래 하면 훨씬 효과가 있다.
다섯째, 음악을 듣거나 거센 빗소리, 천둥소리 등의 백색소음에 나를 맡긴다.
화가 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즉각 반응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선 멈춤’이 필요합니다. ‘STOP’은 일단 물러서는 행동이기 때문에 화를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화가 가라앉았다 해서 분노를 일으켰던 감정 정보가 뇌에서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비숫한 상황이 되면 화는 되살아나죠.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화를 다스리는 5가지 방법
1. 감정의 주인은 나라는 사실을 인지하라
2. 나의 감정과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3. 화를 내면 나만 손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4.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라
5. 화의 원인인 마음 버리기
1. 감정의 주인은 나라는 사실을 인지하라
화를 다스리는 방법이 효과가 있으려면 먼저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해요. 상대방은 멀쩡한데 나만 붉으락푸르락할 때가 있잖아요? 내 마음 안에서 일어난 사건이니 나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고리죠. 하지만 대부분은 남 탓을 하게 됩니다. 나는 편안하게 살고 있는데 꼰대 상사가 나를 못살게 굴어서 화가 났다고 생각해 버리죠. 상대방을 탓하고 상대방이 바뀌기를 바라는 한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습니다.
2. 나의 감정과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어떤 분이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미련이 남아서인지 그 남자의 인스타가 궁금했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다른 여자와 웃고 있는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미 헤어졌는데도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싶더랍니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그 남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뒷모습만 봐도 너무 미운데 그 남자가 휙 돌아보더랍니다. 다른 사람이더래요. 그때 그녀는 깨달았습니다. ‘오해와 착각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날뛰는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3. 화를 내면 나만 손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2천 년 전 로마의 철학자인 세네카는 화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순간 눈과 귀가 멀어 이성의 충고를 외면하며, 올바른 것과 참된 것을 보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와르르 쏟아져 내리는 돌무더기처럼 엄청난 파멸을 자초하는 것”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 세네카, 메이트 북스, 2019
2천 년 전의 글인데도 너무 공감이 되었어요. 화가 나면 상대방을 비난하고 욕을 하죠. 그런데 싸움을 하고 화를 내면 화병이 나는 건 상대방이 아니라 나 자신입니다. 내가 잠을 못 이루고 화를 삭이는 그 시간에 상대방은 두 다리 뻗고 잘 자고 있을지도 몰라요.
4.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라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의 숙제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화에 대한 설명과 조언은 인터넷만 검색해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천은 늘 어렵죠.
화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우선 화가 난 원인을 돌아봐야 합니다. 가시가 박혔으면 가시가 어디에 어떻게 박혔는지 알아야 뽑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내 마음에 박힌 가시를 찾는 것이 자기 돌아보기 명상입니다. 이유와 원인을 안다는 것은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는 일이죠. 원인을 이해하고 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5. 화의 원인인 마음 버리기
깨끗한 방을 원한다면 쓰레기를 치우고 버려야겠죠. 내가 달라지고 내 삶이 변화되려면 불행의 원인이 된 마음을 찾아서 버리면 됩니다. 화를 다스리는 가장 근본적이고 지혜로운 방법은 마음을 버리는 것입니다.
1) 생각의 차이로 화가 날 때
흔히 나와 생각이 다르면 화를 내게 됩니다. 그래서 먼저 각자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두 번째로 내 생각만 맞다는 마음을 버립니다. 그러면 상대의 생각을 수용하게 됩니다. 내 마음을 버리면 마음이 넓어지고 대화와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2) 자존심을 건드려 화가 날 때
누군가 나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약점을 이야기하면 화를 내게 됩니다. 자존심은 자기 중심적인 편협한 마음입니다. 이 마음을 버리면 자기 고집이 없어집니다. 종의 말도 맞고 부인의 말도 맞다했던 황희정승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상대가 나를 좋아하게 되고, 어떤 집단에서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화는 간밤에 꾼 꿈처럼 실체가 없습니다. 내가 내 안에서 내 마음대로 만든 감정이고 허상입니다. 눈을 감고 명상을 하면 이 원리를 마음에서 제대로 깨닫게 됩니다. 이 사실만 정확하게 인지해도 화와 분노는 너무 쉽게 다스려집니다.
화를 내면서 살기에 인생은 너무 짧고 소중합니다. 지혜롭게 화를 다스려서 누구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화를 다스리기 위해 자기를 돌아보는 5가지 이유
첫째, 화를 낼 때는 자기모습을 알기 어렵다.
감정에 휩싸이면 자기감정에 푹 빠지게 됩니다. 특히 화를 내는 순간에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내가 옳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더 화를 내게 됩니다.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자기를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둘째, 화의 뿌리가 버려져야 한다.
화를 참으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이 쌓이게 됩니다. ‘참을 만큼 참았다, 더는 못 참아!’ 하는 순간 쌓인 화가 터져 나오는 것이죠. ‘나는 많이 참는 편이야“ 하는 사람은 어릴 때부터 참았던 경험이 쌓여서 그렇습니다. 무서운 부모님의 영향일 수도 있고, 착한 아이 콤플렉스일 수도 있죠.
자기감정을 누르는 경험이 쌓이면 습관이 되고, 나도 모르게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습관처럼 굳어버린 마음이라도 원인을 알고 그 마음을 반복해서 버리면 없앨 수 있습니다.
셋째, 화의 이유를 모르면 남 탓을 하게 된다.
사람은 문제가 생기면 남 탓을 하는 경향이 많아요. 이런 태도는 자신을 화나게 한 상대방에게만 몰입하고, 상대방이 달라지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넷째, 화의 원인을 모르면 자신을 괴롭히게 된다.
소극적으로 화를 내는 경우도 많아요. 모두 내 탓이고 내 잘못이라고 자신을 비하하고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죠.
심리학자들은 밖으로 향하는 화를 분노라고 하고, 자신에게 향하는 화는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화는 버려지지 않는 한 우울, 불안 등의 모습으로 나를 지배하게 됩니다.
다섯째, 성찰을 하면 내면의 힘이 생긴다.
나는 항상 나를 돌아보고 있고,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또 자신의 문제를 알고는 있다 하더라도 자기를 직면하고 명상을 하는 것은 귀찮거나 두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나는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니다.’ 라며 부인할 수도 있습니다.
길고양이를 지나치지 못하는 온정이 나의 일부인 것처럼, 미운 상대가 망하기를 바라는 심술도 나의 일부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돌아보고 인정하는 용기가 내면의 힘이고 역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