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마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질긴지, 마음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공문으로 마음수련 교육직무연수(15시간)에 관한 내용을 접하고 나서 즉흥적으로 선택 하였는데 그 선택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네요. 아마 그동안 명상 등 마음 닦기에 관심이 많아서 그랬나 봅니다. 본원에 들어와서는 지역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시스템에 놀라고 감사했습니다. 도움님 강의는 어쩜 그리 제 궁금증을 그때그때 쏙쏙 풀어주시는지.
마치 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어느 정도 적당히만 하면 결과가 좋게 나오는 일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마음수련 이까짓 거 남들보다 훨씬 빨리 깨칠 수 있을 거라 자신만만해 했었습니다. 그러나 본원에 들어온 지 7일이 지나고 있는 지금 그 마음은 아주 아주 큰 경기도 오산이었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꾀부리지 말고 열심히 할 걸. 후회도 많이 남습니다. 처음엔 그저 단순히 사진만 버렸는데 몇 바퀴 돌리다 보니 슬슬 싫증이 나고 그냥 어차피 블랙홀이 없애줄 사진이라면 몽땅 싹 다 없어져라! 하며 통째로 집어넣고는 다 했다 한 적도 많습니다.
요령껏 살아왔고 그 요령이 어찌어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저에게는 마음수련이 크나큰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어제 목요일에는 좋은 결과(즉 깨치는 것)를 보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씁쓸하고 조급해서 괜히 뒷사람에게 시끄럽다고 인상을 구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살아온 삶의 기억된 생각에 의한 행동들이었고 그 결과였음을 오늘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감정들이 폭발하면서 도움님과 상담 중에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그런 감정이 제어되지 않아 아침 먹고 나서 방에 들어가 블랙홀을 바라보며 아주 실컷 울었습니다.
한바탕 울고 나니 마음이 좀 후련해지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고쳐먹었습니다. 그리고는 ‘에이, 될 대로 되라. 오늘 못 깨치면 한 주 더 있지 뭐. 방학 내내 본원에서 1과정만 하더라도 괜찮아. 이치고 순리대로 되는 거니까 나는 아직 될 때가 아닌가 보다. 언젠가 순리대로 깨쳐지겠지’ 하면서 마음을 비웠습니다.
오전 수련 중에도 계속 사진을 찾으며 울고 오후 수련 중에도 또 다른 나를 찾아가며 울었습니다. 아직 빼야 할 것이 더 남았나 봅니다. 이놈의 인생은 무슨 복사를 그리도 많이 하고 산건지.... 씁쓸하지만 버리면 되니까요! 오늘 그냥 밤새 다 버려버릴 겁니다.
인정하고 버려라. 인정해라,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정말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네요.
씁쓸하지만 버리면 되니까, 그냥 다 버릴 겁니다
임아영 / 31세 / 1과정 /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201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