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여기에 오게 된 것이 2번째인데 처음 왔을 때에 가졌던 불안과 걱정은 사라지더라도 2년이 지나니깐 금세 처음 힘들었을 때와 똑같이 변해버리게 되고, 같은 실수를 자꾸만 반복하면서 아버지의 권유로 다시 이곳을 찾았습니다.
항상 외롭다고, 불안하다고, 지루하고, 바람직하지 못해서 저 스스로 제 자신을 망가트리다 보니까 어차피 바보처럼 똑같은 일상만 반복한다는 것이 숙제였고 그 기억을 여기에 와서 떨치느라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어릴 때 부모님과 친구들로부터 받은 상처였는데 그냥 단순히 빼기만 하면 될 것을 붙잡고 놓질 않아서 남들보다 더 늦게, 느리게 뺀 것 같습니다.
일단, 저 스스로 못되다고 못나다고 믿은 것 같기도 하고 괜한 관심이 필요한 것도 크기도 해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속으로 되뇐 것도 참 머리 아픈 숙제였습니다.
원래 이런 건 종교를 믿으면서 고칠 수 있다 생각했었는데 가서도 자꾸만 똑같이 싫은 행동만 반복하게 돼서 더 골머리 앓은 것이 여기 와서 다시 한 번 뉘우치고 반성하게 됩니다.
소심하고 철없던 제 모습이 싫었는데 그냥 그때 제 모습이라고 인정하기도 했구요. 이때까지 쌓은 실수를 어떻게 갚을지가 고민입니다.
붙잡고 놓질 않아서인지 남보다 느린 것 같습니다
이재호 / 20세 / 1과정 / 서울 관악구, 2014-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