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을 처음 할 당시 미국에서 세 딸과 일명 기러기 가족으로 1년쯤 살고 있을 때였다. 언어도 안 되는 낯선 곳에서 남편과 떨어져 있다 보니 스트레스성 두통으로 1, 2개월마다 심한 두통에 구토까지 하는 증상으로 매우 힘들어했다.
우연히 마음수련 책자를 보고 문제 있다고 생각한 한 아이를 수련시키려 했더니 엄마가 수련 안하면 안 된다 하여 얼결에 수련을 하게 되었다. 수련해 보니 기가 막혔다. 모두가 내 탓이었다. 영어 배우러 왔으니 한국 애들과 어울리지 마라, 미국에서 돈 낭비 말자 등등.
틀에 매여 온갖 잔소리로 아이들에게 강요했던 내가 문제의 시발점이었다.
난 바르게 잘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정관념에 얽매여 스스로를 조이고 살았으니 편두통에 시달렸던 것이었다. 수련을 시작하고 언제부터인지 두통도 없고, 몇 년 동안 나만의 릴렉스 타임을 갖는다며 자기 전에 마시던 한잔의 와인도 안 마시고 있었다. 4년의 외국생활을 청산하고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 온 지 2개월 반 되었다.
그 동안 떨어져 있던 남편과 다시 살다보니 예전의 습이 나와 부딪히기도 했다. 그러나 수련으로 참회하며 버리고 또 버리니 남편에게도 감정의 동요가 점차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버리는 대로 버려지니 신기했다.
만약 마음수련을 안했다면?...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버리는 대로 버려지는 게 신기해
김향경 / 50세 / 7과정 / 서울 내방동, 2015-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