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게 됐어요

박소연 / 40세 / 1과정 / 종로2가센터, 2015-06-11

처음 수련을 시작하면서 버려도 자꾸 있는 어린 시절의 마음이 없어지기는 하는 건지 의문이 생겼는데 도우미 선생님 말에 매번 처음처럼 계속 버리다보니 어느덧 사진에 묻어 있던 감정은 온데간데없이 말 그대로 산 삶의 사진 조각일 뿐임이 확연해지면서 잘 버려지기 시작하고 사진을 버리고 버릴수록 우울하고 힘들고 왠지 기분이 좋지 않은 마음들이 사라지면서 마음이 점점 평화로워져갔습니다.

고통스러운 사건을 버릴 때는 그 사람이 옆에 없는데 사진만 떠올렸는데도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고통스러워 멈추기도 했는데 고통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뻤습니다. “아 ~ 정말 사진에 이 고통의 감정도 함께 찍어 놓았구나.”

그러면 사진을 버리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힘들어도 하나씩 하나씩 장면 장면 떠올려 버렸습니다. 거짓말처럼 점점 편하게 버려졌고 나중에는 아무리 그 사진 그 장면을 떠올려도 고통스럽거나 힘들지 않고 그냥 사진이고 버려야 할 쓰레기에 불과했습니다.

점점 사진을 버릴수록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즐거워지니 버리는 일이 재밌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2~3과정 하면 더 좋아지겠다고 막연히 생각할 때쯤 사진으로 세상을 찍어 담아둔 것이 잘못된 것 즉 사진이 죄라는 걸 알았고 아~ 내가 죽기 전에 지어놓은(찍어놓은) 죄를 한번쯤은 다 용서받고 싶다는 생각에 더 부지런히 버리면서 드는 생각은 나는 왜 이렇게밖에 살지 못했을까, 나만을 위해서 내 것만을 지키기 위해, 그것도 세상에 없는 나만의 마음세상을 지키겠다고. 정말 잘못 살았음을 알고 이제는 사진을 싹 비워 힘들게 살지 말고 참세상에, 사진 아닌 살아 있는 세상에서 세상을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