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3과정에 갔다가 1과정에 내려갔고, 9년 전에 그만둔 이후 시작하고 벌써 6개월이 지났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지금 나는 여기가 편안하다고 느낀다. 마치 고향에 온 기분이다. 더할 수 없이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되어 있다.
1과정을 깨치지 못했는데도 이 정도라면, 모든 과정을 마친 사람은 기쁨은 어떤 것일까, 상상조차도 안 된다. 어쩌면 너무 행복해서 잠을 못자겠다는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1과정을 제대로 돌아보면서 내가 정말 잘못 살아왔다고 느낀다. 잘 안되고, 오래 걸리고, 마음이 많아 때로 지치고 힘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가 버린 만큼 마음이 편안해지고 환해지기에, 이것을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버린 만큼 환해지기에
이하나 / 29세 / 1과정 / 부산, 201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