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한 직장을 꾸준히 24년을 근무했다. 나름 성과 있는 삶이였다고 자위했으나(인정) 주위에 적들도 있었다. 성공하기 위해선 역량부족한 직원은 회사에서 이탈해줘야 한다는 맘이 강했기에 공과 사의 시시비비를 가렸다. 큰 애가 경기도 인근 국립대학에 갔을 때 지인들에게 상위대학에 진학했노라 거짓말을 보태버렸다.
아이가 정정해달라는 강한 욕구에 스스로가 아이를 창피해하고 있었다는 거, 순간 소심해져가는 큰아이가 되어갔고 둘째아인 명문자사고에 진학했으나 상위그룹에 들어가지 못한 스트레스로 새벽녘 머리를 찧는 장면을 보고야 말았다.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나 난 늘 최선을 다했고, 그네들을 위해 희생했노라 자만했으며 희생을 기꺼이 감수했노라 했던 가짜의 마음이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나는 가해자였던 것이다. 직장에선 본성을 보기 전에 물질이 준하는 성과에 목숨줄을 흔들었고, 가정에선 지방대를 나온 나의 열등의식을 아이들에게 투영했던 것이다. 그랬기에 늘 채우려했고 보태려했고 왜 그다지도 허기졌는지도~ 우주는 내가 찾아서 가는 게 아니라 철저히 나를 버려야만 우주의 존재가 드러난다는 거
나 자신을 철저히 무시하고 버려야 하는 거~ 과거의 흔적을 진실인 양, 미래를 미리 예단하는 가짜 삶이 이젠 버거워질 것 같다.
마음수련을 적극 권한 남편에게 ‘사랑한다’ 얘기하고 싶고, 온 힘과 정열을 보태어 우주의 맘을 역설했던 우리의 도움 선생님들께 당신은 정말 향기 나는 멋진 사람였고, 잊지 못할 향기 나는 人이라고 자랑하고 싶다.
늘 채우려했고 보태려했고 왜 그렇게 허기졌는지 알게 되다.
deulpan / 47세 / 1과정 / 경기도, 201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