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가정불화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고성과 폭력이 오가는 속에서 무력하게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두렵고 괴로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이 죽자며 울부짖던 엄마의 모습 그 장면 하나가 마음의 사진으로 평생 트라우마로 남아 6살 그날부터 수련을 시작하기 전까지 단 하루를 살고 싶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나만 없었으면 엄마 아빠가 결혼해서 저렇게 고통스럽게 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나만 없었으면 내 동생도 이렇게 우울한 환경에 태어나 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도대체 나는 왜 태어난 걸까? 신이 있다면 나를 왜 이렇게 고통스럽게 두고 바라만 보고 있을까?
종교에서 말하는 뜨거운 지옥불이 차라리 내 삶보다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매일 하루가 멀다 하고 죽고 싶고 자책을 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너무도 살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누구보다 잘 행복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잘 살아보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저에겐 제가 이 세상 살아도 되는 이유 정당성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내 몸뚱이 하나 믿고 정말로 매사에 열심히 살았습니다. 공부도 스펙 쌓기도 일도 무조건 열심히 했습니다. 어디서든 최고가 되어야 했고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내가 이 세상에 살아도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허무함도 더 커져만 갔고 삶에서 뜻도 의미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게 쌓이고 쌓여 폭발 직전까지 이르게 되었고 이러지도 저리지도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제발 이 나를 어떻게든 해보라고 울부짖었습니다. 죽이든 살리든 제발 나를 여기서 꺼내달라고... 단 하루도 진심으로 웃어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매일 매일 울고 또 울었습니다.
처음 수련을 시작했을 때는 이러한 내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일단 잠깐 사회와 떨어져서 숨도 돌리고 내 문제점도 좀 찾고 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과정 한 과정 벗어나면서 기대보다 더 큰 편안함과 기쁨을 얻게 되었고 내가 우주임을 확인했을 때는 30여 년간의 모든 고통이 한순간에 녹아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힘들게 살아온 나는 없구나... 그 없는 내 안에서 갇혀 바보같이 괴로워했구나... 조금이나마 내가 놓아지니 자유롭고 행복했습니다. 처음엔 몰랐지만 정말 놀라운 마음수련입니다. 얼마나 놀랍고 대단한지 헤아리지도 못하겠습니다. 어떻게 내가 이런 명상을 만나게 되었는지... 꿈만 같습니다...
30여 년간의 고통이 한순간에 녹아버리는 느낌
성유나 / 32세 / 7과정 / 서울 왕십리센터, 201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