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지금까지 더하기만 하면서 살아오다가 빼기를 하던 첫날의 그 느낌은 큰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대학 졸업 후 결혼하고 자식들을 키우고 직장에서도 승승장구만 해서, 나는 정말 잘 살고 있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 하던 것이 한 순간 허 세상의 꿈인 것을 알고 나니 허무함과 동시에 나도 이제 진정한 참세상 마음으로 참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첫날 빼기 후 다음날 아침 거울에 비친 내 얼굴에 나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얼굴이 너무나 맑고, 이게 과연 내 모습이었나 할 정도였다. 명상수련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수련이었지만 새벽 1시까지 수련 후 5시반에 기상하여 샤워를 하여도 정말 상쾌한 기분이었다.
생각빼기를 할 수록 마음 속 숨어있는 모든 일들이 떠올랐다. 살면서 원수가 된 사람들도, 감정적으로 멀어진 사람들도 모두 던져버렸다. 모두 던져 넣던 첫 날, 그냥 우주만이 존재하는 느낌을 받고, 온 몸에 전율이 왔다.
쉬는 시간에 창 밖을 내다 보는데 내가 하늘이고, 구름이고, 나무고, 흙이고, 나 자신이 우주가 된 느낌이었다. 그 순간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순간 두려움도 있었다. 이것도 산 삶에서 사진을 찍은 허상이 아닐까 하고!
마음수련이 진행될수록 정말 마음도 몸도 가볍다. 함께한 모든 수련생들에게 감사하고 정말 열심히 도와주신 모든 도우미 선생님들에게도 감사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더하기만 하면서 살아오다가 빼기를 하던 첫날
이상용(이수호) / 1과정 / 메인센터, 2017-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