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하면서 지루하고 지겹다는 마음이 자꾸 올라와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지겨운 마음도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라고 해서 지겨운 마음을 견디며 명상을 해왔다.
명상하면서 정말로 이 마음이 가짜인 내 인간 마음에 존재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점점 내 밑마음 가까이 퍼내려 가지고 있음을 느끼며 지겨운 마음도 옅어져 갔다.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졌는데, 특히 오늘은 나의 허상세계를 선명하게 보고 버릴 수 있어서 기뻤다.
오랫동안 나의 초라하디 초라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용을 쓰며 살았던 삶과 그 초라함을 감추느라 가식을 떨며 긴장 속에 살았던 삶을 버릴 수 있었다. 그 삶에는 죄책감과 긴장과 병만 남아있었고, 아무 남음이 없었다. 초라함이 허상이었음을 깨닫고 나니 잘난 것도 못난 것도 마음에서 알아지고, 평화로운 마음마저 드는듯 하다.
오랫동안 나의 초라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용을 쓰며 살았던 삶
이은혜 / 36세 / 1과정 / 부천 상동, 2018-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