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이지만 40~50번 정도 돌아보고 버려야 하는 지난 삶의 기억을 12번 밖에 못 버렸고 그래서 1과정 수련이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결과는 못 이루었지만 그래도 열두 번 지난 삶을 반성하는 것의 보람과 한 주 더 등록하게 될 만큼 마음수련에 대한 신뢰를 얻어 그 이야기를 쓴다.
나는 대학교 1학년 2학기를 갑작스런 방황과 주변사람들의 갈등 가운데 휴학해 버렸다.
내 마음속에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 있다는 피해의식과 무기력이 있었다. 이대로 계속 산다는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났고 일상적으로 짜증이 났다. 마음수련원에 처음 왔을 때 셔틀버스에 탄 사람들 그리고 도움님이 환하게 웃는 것만 보는데도 그것이 짜증이 났다.
며칠 안으로 일단 안정이 되었다, 그리고 내 부정적인 마음들이 내가 나 중심적으로 구성하는 가짜인, 사진과 같은 마음세계를 살기 때문임을 이론적으로나마 배우고, 열 번쯤 내 삶을 돌이켜보니 점차 실감이 났다. 내 과거를, 내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어리석었는지를 처음으로 있는 그대로 마주해보았다.
자연경관과 단순한 생활 패턴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왠지 마음이 좀 더 즐겁다. 그리고 이 방법대로 수련해서 나의 마음세계를 벗어나 평화로운, 깨달음의 상대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여겨져 수련을 계속해보려 한다. 철학과에 입학해 여러 철학자 성인들의 글을 읽으며 그 경지를 짐작만 해왔다.
마음수련은 방황 중에 누군가의 권유로 아무것도 모르고 만나게 되었지만 만약 그런 경지, 궁극적 지리를 체험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인 것이 맞다면, 한번 끝까지 가봐야 할 것이다. 처음 왔을 땐 걱정도 했지만 이제는 해볼 가치가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하루 종일 앉아 집중하는 것이 힘들고, 나만 진도가 뒤처지니 머리가 아프고 빨리 찜질방이 가고 싶다는 생각이 주체할 수 없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끝까지 나를 여기 앉혀 놓아달라고 도움님들께, 내 자신에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