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 교사 동아리 ‘마음힐링 coexist’
“교사와 아이들이 행복한 교실, 마음빼기로 이뤄가요“
삶은 우리에게 많은 갈등과 고민을 안겨줍니다. 특히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이 줄어들고, LTE급으로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경쟁을 강요받는 우리네 삶은 그야말로 고민과 걱정의 덩어리입니다.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험, 교우관계 등으로 갈등하는 학생들, 혹은 교단에서의 스트레스로 고민하는 교사들. 하지만 여기 ‘마음수련’으로 이를 극복하고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가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교사 연합 동아리 ‘마음힐링 coexist’의 선생님들입니다. 함께 더불어 즐겁게 살아가고자하는 마음 하나로 뭉친 유쾌한 선생님들의 마음 빼기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마음수련으로 이전과 다른 세상이 보여요”
‘마음힐링 coexist’는 고양, 파주, 김포, 서울 지역 학교 교사들이 모인 마음수련 동아리다. 정연희 교사(저동중)는 “마음수련은 참 자아를 발견해 가는 과정이에요. 우리가 갖고 있는 심리적 고통, 갈등, 스트레스 등을 비워내고 나의 본질, 세상의 본질을 보는 눈과 마음을 갖는 것이죠”라고 말한다. 마음 수련은 마음을 통해 마음을 버리는 것, 마음 빼기를 통해 이뤄진다. 정연희 교사는 “사람의 마음은 자기가 찍은 사진으로만 세상을 보기 때문에 그것이 전부인 양 알고 있지만, 그것은 허상에 불과하죠. 마음 빼기를 통해 그 허상을 없애고 진짜 세상을 보도록 하는 거예요. 그러면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각자 개인적인 이유에서 마음수련을 시작했지만, 이를 보다 더 많은 학생, 학부모, 그리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지난해 동아리를 결성하게 됐단다.
김정옥 교사(고양 경진학교)는 “저는 거의 완벽을 추구하는 교사였어요. 특수학교라는 교육 현장의 특수성도 무시 못했죠. 그러다보니 내 자신에 대한 잣대를 주변인들에게 들이대는 저를 발견한 거예요. 이건 아니다 싶어 마음수련을 시작했어요”라고 계기를 전했다. 마음수련을 시작하며 김정옥 교사는 아이들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같은 아이이지만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보이는 거예요. 나를 가둬놓은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워지니 세상이, 아이들이 달라 보이는 거죠”라고 말했다.
정광영 교사(서울 하늘초)는 진정한 행복을 이제야 찾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껏 나를 위해 열심히 무언가를 배우면서 살아왔지만, 늘 무언가에 쫓기듯 불편한 삶을 살아왔던 것 같아요.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삶이 아니었던 거죠. 마음수련은 내 삶의 마지막 공부이자, 계속해야 할 공부인 것 같아요.”
“선생님, 제 마음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요”
마음힐링 coexist 회원 교사들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빼기를 통한 행복한 교실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매달마다 모여 자료와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교사들은 각자가 수업 시간, 방과 후 시간, 혹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마음빼기를 실천하고 있다.
아이들의 변화는 얼굴로부터 나온다고 교사들은 전한다. 정연희 교사는 “저동중은 마음빼기 대안교실을 운영하고 있어요. 소위 문제아들이나 정서가 불안한 아이들에게 마음빼기 활동을 진행해요. 마음빼기를 통해 아이들은 그간 자신이 만들어 놓은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한결 안정적이고 편안해져요”라고 설명한다. 원선경 교사(파주 법원여중)는 “중학생들은 너무나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들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마음빼기를 통해 친구와의 갈등, 부모님과의 갈등들을 하나하나 버리다보면 자연히 모든 관계들이 행복해지고, 아이들 스스로 편안해졌다고 이야기해요”라고 덧붙였다.
“선생님, 친구들 얼굴이 모두 예뻐 보여요” “제 마음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불어요”라고 웃어 보이는 학생들을 보면 덩달아 행복해진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 만들어가고파
마음힐링 coexist는 인성교육 실천 우수동아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마음빼기 연수도 계획 중이다. 정연희 교사는 “마음수련, 마음빼기는 우리가 지금 지향하는 인성교육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참된 나를 발견하고 더불어 남과 함께 살아가는 마음의 그릇을 넓혀주는 것. 그것이 인성교육이죠. ‘공존’을 뜻하는 coexist라 이름 붙인 것도 그 때문이죠”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 교사들. 그들이 전하는 행복 찾기가 계속되길 고대해본다.
*오는 5월20일부터 29일까지 일선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비움과 소통을 위한 마음수련 직무연수’를 진행한다.
정연희 교사(왼쪽), 오인남 교사(가운데), 정광영 교사(오른쪽)
정연희 교사(고양 저동중)
“마음빼기는 지식 위주의 ‘더하기’만을 강요한 교육과는 달리 빼기를 통한 나를 발견해 가는 과정이에요. 그것이 요즘 강조되는 인성교육의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오인남 교사(파주 해솔초)
“마음빼기를 통해 학생들이 ‘친구들 얼굴이 예뻐 보인다’는 말을 종종 해요. 제 얼굴이 밝아지니 아이들의 모습도 밝아지는 것 같아요”
정광영 교사(서울 하늘초)
“‘행복해?”라는 질문에 이젠 자신 있게 ‘Yes’라고 말할 수 있어요. 나를 위한 진정한 공부는 마음빼기를 통한 나를 찾는 것이죠“
남지연 리포터 lamanu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