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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업그레이드시켜라" 복잡한 생활 속에서 심신의 과부하 해소하려는 사람들 크게 증가

언론사주간조선

[커버스토리] “마음을 업그레이드시켜라” 복잡한 생활 속에서 심신의 과부하 해소하려는 사람들 크게 증가

“전에는 재판 중에 피고인이 엉뚱한 주장을 펴면 묵묵히 듣고는 있었지만 속으로 화가 치미는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음 수련을 한 뒤에는 재판 중에 화나는 일이 전혀 없어졌습니다. 피고인의 입장이 되어서 피고인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렇다고 피고인의 주장에 동조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또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설 때 누구 말이 맞는지를 더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지방법원 형사2부 변종춘(49) 부장판사는 마음 수련을 한 뒤 재판 진행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변 부장판사는 2000년 9월 마음수련교육원 서울 신도림수련원에서 마음 공부를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해 오고 있다. 그는 “가정적으로 부부ㆍ부자 사이가 훨씬 더 좋아졌음은 물론이다. 요즘 친구를 만날 때마다 ‘표정이 밝고 더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 내가 내 사진을 봐도 그걸 확연히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97년부터 마음 수련을 하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민영태(33ㆍ대전 ㈜정직한기술)씨는 “예전에는 잠잘 때에도 프로그램 생각에 매달려 숙면(熟眠)을 취하지 못해 항상 심신이 피곤했다”면서 “그러나 마음 수련 후에는 퇴근 순간 일 생각이 끊어지고 잠을 잘 자니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고 아이디어도 잘 떠오른다”고 말했다.

민씨는 직장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아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없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훨씬 원만해졌다고 한다. 그는 요즘 1주일에 2~3회 마음 수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마음을 업그레이드 시켜라.’ 마음의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해 마음을 갈고 닦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불고 있는 마음 수련 붐은 이전에 일부 계층에 한정됐던 ‘도(道)를 위한 수행(修行)’에서 ‘생활을 위한 수행’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유가 없이 좁은 마음으로는 물질만능주의, 치열한 경쟁을 강요하는 현대사회에서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마음 수련, 어떻게 하나

지난 1월 말 충남 논산시 상월면 계룡산 자락에 위치한 마음수련교육원 본원(本院). 외견상 소규모 호텔이나 연수원을 연상시키는 평범한 3층 건물이지만 수련생 400여명이 조용히 마음을 닦고 있다. 초급자들을 위한 수련실 벽에는 지름 1㎝ 정도의 검정색 지련 후 정신적으로 주저함과 막힘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마음을 닦으면 마치 산 속의 도인(道人)이 되거나 세상사에 무관심해지고 의욕을 상실하게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직업과 일에 능률이 높아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금융컨설팅회사 인스머니닷컴(insmoney.com) 박기성(41) 대표는 “외국보험회사 지점장 시절인 1999년 인생의 무력감을 느끼다가 그해 8월 마음 수련을 한 뒤 6개월 만에 전세계 보험업계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MDRT(100만달러 원탁회의)의 회원이 됐다”고 했다.

일산백병원 이윤우(53) 내과과장은 “환자들이 사리에 어긋난 말을 할 때 야단을 잘 쳤는데 요즘은 환자의 입장에서 진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원광대 경영학부 권영모(40) 교수는 “교수라는 권위를 벗어던지고 학생과 일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같은 효과는 학생들에게서도 마찬가지. ‘친구들로부터 얼굴이 길다는 놀림을 받고 자존심 상했는데 이를 극복했다'(초등 3년), ‘학업이 슬럼프에 빠졌는데 마음 공부로 헤쳐 나왔다'(고2), ‘편식, 부정적 생각이 사라졌다'(고3), ‘참을성과 집중력이 높아졌다'(초등 6년) 등의 소감이 나왔다.

가톨릭대 심리학과 윤호균 교수는 “마음의 수련은 건강적인 측면 외에 관찰력과 판단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건강이 증진됐다는 것은 마음 수련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이화여대 의료원 신경과학연구소 변광호(대한스트레스학회장) 소장은 “마음이 불편한 상태인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임은 이미 의학적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다. 지금은 그 작용 메커니즘까지 일부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마음을 닦아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자연 건강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광대 전자공학과 정동명 교수는 마음수련교육원의 수련생 6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8%가 건강이 호전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고쳤다는 사람들도 있으나 수련원측은 일반인의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며 그같은 사실이 알려지길 피하고 있다. 대한정신과학학회 전세일(차병원 대체의학센터 소장) 회장은 “2년 전 WHO는 기존 건강의 개념(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영적인 건강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이 평생 한번 이상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 31.4%에 이른다는 보건복지부의 2월 1일자 발표는 이같은 요구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적나라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팬티엄급 컴퓨터가 대중화된 현대사회에서 언제까지 ‘386급 마음’을 가지고 살 것인가.

( 김창기 주간조선 차장대우 ckkim@chosun.com )

( 유나니 주간조선 기자 nani@chosun.com )

홍성복 마음수련교육원 원장

“마음을 비워 내가 없으면 번뇌가 들어설 자리도 없다”

최근 사단법인 의식개혁운동중앙회 부설 마음수련교육원이 식자(識者)층을 중심으로 마음을 닦고자 하는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 마음 공부를 한 사람들로부터 “수련 효과가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수련교육원 홍성복(洪性福 55) 원장으로부터 마음 수련에 대해 들어봤다. 작년 8월 취임한 홍 원장은 동국대 대학원 인도철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한 뒤 동방불교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 마음을 무엇이라 생각하나.

“한마디로 ‘기억 덩어리’다. 즉 살아온 삶의 기억이 곧 마음인 것이다. 기억에 연관된 감정과 선입관, 고정관념 등이 사람의 마음을 이루고 있다.”

– 현대인의 마음은 어떤 상태라고 보는가.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고,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기 때문이다. 온갖 스트레스와 번뇌에 싸여 있다.”

– 특히 어떤 사람들이 마음을 닦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참된 나를 찾고자 하는 사람, 집중력을 높이고 자신감을 되찾고 싶은 사람, 삶에 회의를 느끼고 의미를 알 수 없어 고민 하는 사람, 직장이나 가족 내 문제로 갈등이 큰 사람, 술ㆍ담배를 조절하거나 끊고 싶으나 마음대로 안되는 사람 등이다.”

– 마음을 닦지 않으면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나.

“암중모색(暗中摸索). 잘 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온갖 욕심과 집착, 스트레스 등에 가려 삶의 지혜가 나오지 않고 무엇이 참된 방향인지 모른다.”

– 마음 수련으로 모든 번뇌(煩惱)가 해결되는가.

“모든 번뇌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몸과 마음을 비워 내가 없으니 번뇌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마음을 비워 ‘나’가 없으니 번뇌의 해소가 가능한 것이다.”

– 마음수련교육원의 수련법은 언제, 누가 만들었나.

“1996년 1월 ‘우명 선생’이라는 분에 의해 만들어졌다. 평범한 사업가였던 우명 선생은 오래 전부터 마음에 대해 궁금해 하며, 어떻게 하면 마음을 닦아 깨달음에 이를 수 있나를 알기 위해 노력해 왔다. 생활과 수행(修行)을 병행하다 지난 96년 가야산에서 본격적 수련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이 수련법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몇몇 사람들과 마음 수련을 시작했다.”

– 이 수련법이 다른 마음 수련 방법과 다른 점은.

“참된 본성(本性)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마음의 정의가 분명하고 그 마음을 정확히 알게 해 마음을 버리는 방법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다른 수련 방법들은 마음의 정의(定義)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마음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으면 비우기도 힘들다.”

– 이 수련법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과 몸을 버린다는 것은 살아온 관념(觀念)과 관습(慣習)을 버린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이기심이 버려지며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게 된다. 개체의 작은 틀과 관념의 껍질을 깨고 주위와 더 나아가 ‘우리 모두’를 위해 사는 것, 그리하여 더불어 함께 사는 상생(相生)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 개인적으로 어떤 마음의 깨달음이 있었나.

“지난 98년 12월, 본격적으로 마음 수련을 시작했다. 내 경우 마음을 버리는 것이 크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자식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사실 집착이나 애착은 진정한 관심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많은 부모들이 자식에게 어마어마한 집착을 보인다. 그 어려운 집착을 버리자 비로소 내가 허공(虛空)이었음을 체험했고, 우주의식이 되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 앞으로의 운영 계획은.

“지금 계룡산 수련원이나 지난날 가야산 수련원에서 마음 수련을 하신 분들이 자신의 지역에도 수련원을 만들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 속에서 하는 수련이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마음공부방을 열고자 하는 것이다. 앞으로 더욱 편리하게 생활 속의 수련이 가능하도록 각 지역은 물론 해외에도 가능한 한 수련원을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