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3명이 반항 장애를 겪고 있다. 지난 4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초·중·고등학생 340여 명과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항 장애 청소년이 무려 30.2%(103명)나 되었다. 반항 장애는 짜증, 과도한 분노, 도전적인 행동,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등을 말한다. 반항이 심한 아이일수록 행동이나 정서 문제는 물론이고 학습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반항 장애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중3 박다운 학생의 변화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다운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심리치료를 받을 정도로, 제 분을 참지 못하면 머리카락을 뜯는 습관이 있었다. 사소한 것에 짜증내고 하루가 멀다 하고 친구들과 싸우고 막말하고 분에 못 이기면 책을 찢고 문제집을 던지곤 했다. 가만히 있는 돌멩이한테도 화를 냈다는 다운이가 친구들의 친절한 상담자로 180도 바뀐 비결은 바로 마음수련이다.
다운이가 청소년 마음수련 캠프에 다녀온 것은 5학년 여름방학 때. 전부터 엄마의 권유가 있었지만 관심이 없다가 그 무렵 부모님과 친구 관계는 물론 성적까지 최악의 상태가 되자 스스로 가겠다고 나섰다. 절실했던 만큼 수련도 열심히 했다.
“감정이 복받쳐 올라오니까 처음엔 마음 버리기가 힘들었어요. 선생님한테 혼났던 거, 엄마 아빠와 싸웠던 거 버리면서 계속 울었어요.”
특히 조금만 잘못해도 혼내는 엄마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다운이. 뭘 해도 엄마가 무섭고, 혼낼 것만 같아 어떻게 변명하나, 마음 졸이며 지내야 했다. 이런 마음이 반항을 하게 한 원인이었다. 원인부터 찾아 버리니 마음 버리기가 한결 쉬웠다고 한다. 친구들에게 집착하고 따돌림 당했던 마음도 버려나갔다. 어린 나이지만 마음이 버려지면서 세상의 이치도 알게 되었다.
“내 틀이 네모라면, 다른 사람은 둥글 수도 있고, 세모일 수도 있잖아요. 그 사람을 내가 맞춰줄 수도 있는 건데 내 네모 틀에 맞추려고, 그 사람을 깎아내리거나 상처주고 잘라 버렸다는 걸 알았어요. 근데 수련하면 그런 게 없어져요.”
수련은 사람의 마음의 틀을 지워주는 지우개 같다는 다운이는 틀이 없어지니까 네모도 세모도 받아줄 수 있는 관대한 사람이 된다고 말한다. 실제 다운이는 캠프에 다녀와서 왕따 시킨 친구한테 전에 못되게 굴어서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다운이의 변화는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젠 말을 해도 기분 나쁘게 안 하고, 성격도 순해졌다. 예전엔 주위에 친구가 없었는데 요즘은 친구들이 먼저 다가온다는 다운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최고의 상담가로 알려지며 ‘엄마’라는 별명이 생겼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