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나 지금 마음수련 하러 가는데 당신도 좀 올 때가 된 것 같다”는 전화였다. 농담으로 ‘도’ 닦으러 가냐고 했더니 뭘 닦든지 내려오라는 거였다. “난 요즘 급한 일들이 많으니 다음에 시간 내어 간다”고 하자 그 친구 하는 말이 충격이었다. “이제껏 그만큼 뛰어다니고 뭐 해놓은 게 있냐”, “당신 하나 없어도 안 돌아갈 일 없으니 그냥 내려오라”는 내용. 순간 울컥 하고 자존심도 상했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음수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 마음부터 돌아보기, 우울증으로 힘든 시기에 선택
당시 나의 삶은 처참했다. 사업 실패로 수억 원의 빚을 지고 있었고 지하 월세도 일년이 넘도록 내지 못해 집주인을 피해 일부러 밤늦게 귀가하곤 했다. 도무지 빠져나올 수 없는 현실, 새벽녁이면 이대로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잠이 들곤 했다.
결국 우울증이 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고급 외제승용차가 나를 들이받았으면, 그래서 보험금이 나오면 아내와 아이들이 냄새 나고 습기 찬 방에서 탈출할 수 있을 텐데…. 이런 바람으로 집을 나서기도 했다. 건강은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고 얼굴은 새카맣게 변했다. 오후가 되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피곤해 쓰러지기가 일쑤였다. 병원에 가고 싶어도 몇 끼의 먹을 양식과 방에 온기를 넣어줄 한 말의 석유가 더 급했던 현실이었다.
1과정 첫날 마음수련 개요를 들으며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마음이 무엇인지 정확한 정의와 체계적인 빼기 방법 설명에 깊은 신뢰가 갔다. 50년 살아온 수많은 마음들을 하나씩 하나씩 버리기 시작하는데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의 응어리가 풀리며 몸이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느꼈다. 나는 그래도 양심적으로 살아왔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다고 자부한 터였다. 그러나 수련을 해보니 나의 내면에는 이기심이 가득했고 열등감 소심함이 용감함으로 위장되어 있었으며 위선과 독선으로 세상에 피해만 주는 정말 못된 존재였다.
마음 비운 건 남편인데, 아내의 마음까지 평온해져
참회의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한 번의 이혼 경력이 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한 지금의 아내와는 십 년을 살았다. 우리는 사업 실패 이후로도 서로 격려하며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았으나 가난이 오래 지속되면서 서로 고통스러워했다. 둘만이 있을 때는 고통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싸웠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헤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사이엔 자녀가 없었기에 헤어지면 그뿐이라고 생각했다.
수련원 가기 전날도 영원히 안 볼 것처럼 싸웠다. 그런데 1과정을 끝냈을 때 아내가 찾아왔다. 아내는 이상하리만치 평온한 얼굴이었다. 난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 조용히 바라보는 아내가 그렇게 사랑스럽고 천사 같을 수가 없었다. 난 정말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그 후 어느 날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수련원에 가 있는 동안 이상하게 미움과 증오가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졌는데, 수련원에서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와보니 일주일 만에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나 하고 의아해했다”는 것이다.
마음 바꾸어 먹으면 인생이 바뀐다는 것 실감
아내도 그 길로 마음수련을 시작했다. 이제까지 살았던 나를 버리고 참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그 자체가 하나님의 축복이었고 기쁨이었다.
그 후 사업도 잘되어서 그 많던 빚도 거의 다 갚았다. 한때는 고급승용차에 받쳐서 보험금으로 가족들에게 보탬이 되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 승용차의 주인이 되어 있다. 예전엔 오후만 되면 스트레스와 피곤으로 자리를 비우는 적이 많았지만, 마음수련 후에는 오후 늦게까지 일해도 힘이 남는다.
하루에 만나는 150여 명의 고객들. 그 한 분 한 분이 소중하고 그분들이 계시기에 내가 존재하기에 감사할 뿐이다. 많은 분들이 물어온다. “당신은 어떻게 회복했느냐”고.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마음을 바꾸어 먹었지요”라고. “전 그게 잘 안 되는데요, 어떻게 바꾸지요?”라고 물으면 나는 마음수련 이야기를 해준다. “마음수련에 길이 있어요”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