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시작한 것은 2012년, 가족과의 갈등 때문이었다.
내가 성질이 아주 좋아서(^^) 남편과 자주 싸웠고 한번 싸우면 누가 누가 오래 참나 하면서 2~3주씩 묵언수행을 하던 때였다.
남편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치더라도 두 딸은 내가 원하는 대로 잘될 줄 알았는데 사춘기가 되면서 점점 고집이 세어지며 사사건건 부딪쳤다. 화를 참을 수 없어 나가라고 소리를 지를 때도 많았다.
정말 전쟁이었다. 나는 애들이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 성당 주일학교에 보내보기도 하고 청학동에 일주일간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바뀌기는커녕 밤새 사자소학을 외웠다며 더 짜증을 내고, 다시는 엄마가 보내는 곳에 안 가겠노라고 선언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움이 계속되는 그 상황이 너무 싫어 또 고민을 하면서 애들을 ‘국토대장정’에 보내볼까 하며 인터넷으로 캠프를 찾아보다가 마음수련 청소년캠프를 알게 되었다.
명상을 하면 아이들과의 갈등도 해소될까
마음수련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체험담을 읽어보며 관심은 더욱 커졌다. 체험담처럼 실제로 그렇게 될까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겨울방학 캠프 기간이 끝나버렸다. 할 수 없이 일반인들이 하는 메인센터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로 하고, 아이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듯 명상센터에 가게 되었다.
메인센터에 간 첫날 나는 깜짝 놀랐다. 식당에 저녁을 먹기 위해 엄청 긴 줄이 있는 것이다. 나는 힘들어서 여기까지 오게 됐지만,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왔을까 궁금했고 또 마음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놀랐다.
드디어 명상 시작.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주어졌고, 이 모든 갈등의 원인이 나의 부정적인 마음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5남매 중 막내였는데 4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후 엄마 홀로 5남매를 키우다 보니,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그런 가정형편에 대한 열등감이 엄청 났었다. 그리고 팍팍한 엄마의 삶을 보면서 ‘인생은 고통이다’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 있었던 것이다.
내 삶을 바꾼 메인센터에서의 일주일
딸과 남편과 싸우던 내 모습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열등감 있는 나를 지키기 위해 가족들에게 성질을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내 인생이 뭔가 스토리도 좀 있고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내 인생에 붙일 제목은 하나밖에 없었다.
‘찌질이의 삶!’ 돌아보니 정말 찌질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수요일쯤 되었을 때였다. 실제로 마음이 비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만큼 세상의 이치가 그냥 알아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참 웃기는 이야기지만 작은애랑 손을 잡고 산책하면서 “○○아 어떤 것도 물어봐라, 내가 다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한 적도 있다.(^^)
계속 마음을 비운 만큼 부정적인 마음이 빠지면서 세상에 대한 감사함도 생겼다. 그때까지는 ‘감사’라는 말은 사전에나 나오는 말인 줄 알았고, 다 내가 잘나서 사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세상 전부가 그냥 감사한 거였다.
그 일주일이 내 삶을 완전히 바꾸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꽉 차 있던 마음이 확 비워졌고 화도 없고 스트레스도 없는 나의 본성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자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이 생겼다.
바로 이 명상을 다 끝낸 사람들이었다. 왜냐하면 자기가 하기만 하면 되는 수련이라는 걸 알아버린 것이다. 또 나도 조금만 더 하면 곧 완성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확신에 설레기도 했다.
우울감과 허무감, 죽음에 대한 공포까지 사라지다
메인센터에 다녀온 후, 가까운 지역센터에 등록해서 1일 3시간 목표를 잡고 수련을 이어갔다. 그렇게 빼기 명상을 하던 어느 날, 박하사탕을 먹은 것처럼 속이 뻥 뚫리면서 숨 쉬는 것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했다. 또 내 마음 깊은 곳에 우울감과 허무감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전에 해외여행과 영어공부에 몰두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나 스스로 글로벌한 마인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우울감과 허무감을 채우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명상을 통해 스스로 알게 된 것이다.
또한 그 우울감과 허무감 밑바닥에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릴 때 아버지의 죽음을 겪었고 또 종합병원에 근무를 하면서 많은 죽음을 보았는데, 어느 날 병리학을 가르쳐주셨던 교수님이 내가 일하는 병동에서 돌아가셨다.
그 후 죽음을 생각하면 너무 공포스러웠지만 그에 대한 대안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어서 그냥 생각을 회피하려고만 했었다. 그런데 수련을 하면서 그 공포감까지 다 해결된 것이다.
세상에 미운 사람이 없다니, 상상도 못한 일
이후에도 꾸준히 수련을 이어간 결과, 현재 나는 완성의 삶을 살고 있다. 정말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다. 항상 생각이 왔다 갔다 해서 머릿속이 복잡했었는데 이제 머리도 마음도 항상 쉬고 있다. 잡념이 많으면 몸 마음이 따로이기 마련인데, 이제 몸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어,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here and now’가 가능하게 되었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무엇이든 포용할 수 있는 큰마음이 된다는 뜻이다. 세상에 미운 사람이 없다는 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편안하고 자유롭다는 뜻이다.
그 힘들다는 수용과 이해가 저절로 되니, 가족과의 갈등은 사라지고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는 가족이 되었다.
지금은 너무나 좋은 세상이다. 마음빼기 방법이 있는 명상이 있어 누구나 완성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그보다 중요하고 급한 것은 없지 않을까 싶다. 자신을 위해 주변을 위해 명상을 꼭 해보시기를 권한다.
이미경 님은 1969년 대구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님은 홀로 5남매를 키워야 했던 어머니를 보며 ‘삶은 힘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후 영남대학교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며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됩니다. 1998년 간호직 지방공무원에 응시, 1999년부터 보건소 공무원 생활을 하던 중 마음수련을 시작했다는 님은 명상을 통해 모든 마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