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을 한 지도 4년쯤 되었다. 수련원 가는 길에 걸려온 전화 속 친구들은 그만큼 했으면 많이 한 거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마음수련을 하며 변화되어 온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나는 어릴 때부터 조숙했었는지 철학, 종교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인간으로서의 근본적인 물음이 항상 내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나는 왜 태어났는가?’ ‘인간은 왜 살고, 왜 죽어야 하는가?’
사서 걱정 하는 성격 때문에 위장병까지 생겨
대학교 3학년 때는 그 궁금증에 대한 압박감으로 삶과 대학생활이 무의미하게 느껴져 휴학을 하게까지 되었다. 그 즈음 우연한 기회에 동생이 마음수련원에 다녀오게 되었는데, 나보다 훨씬 어른스러워지고, 나의 오랜 물음에 대한 대답도 명쾌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엄청 놀라웠다. 동생은 전혀 철학적이지 않았고, 나와 같은 궁금증도 가지고 있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나는 바로 마음수련을 시작했다. 마음수련은 허황하기만 했던 마음에 대해 정확히 정의를 내리고, 마음 버리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지금껏 마음을 버리라는 말만 들었지 버리는 방법에 대해선 들어본 적이 없던 나는, 이것이야말로 내가 생각한 마음수련의 최고 특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하나하나 버리다 보니 ‘내가 누구인지’를 정말 알게 되었다.
그때의 기쁨과 환희를 잊을 수가 없다. ‘바로 이거다!’ 속으로 외쳤다. 마음수련을 끝까지 해보리라 마음먹고 열심히 수련하였다. 그렇게 몇 달을 하면서 점점 변하는 내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걱정이 아주 많았다. 하루 24시간을 정말 걱정만 하고 살았었다. 이것도 수련을 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지나간 것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고 후회하고, 오지도 않은 일에 대해 미리미리 걱정을 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떠한 행동이나 일을 하고 나면 좀 더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나의 행동들을 결정하며, 일주일 또는 한 달 뒤의 일을 일주일 전, 한 달 전부터 걱정하고 고민을 하며 정말 사서 걱정을 하였다.
걱정 없고 번뇌 없고, 이것이 바로 마음의 자유
이렇게 걱정이 많다 보니 위장이 좋지 않았다. 급기야 대학교 2학년 때는 위 수술을 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하였다. 밀가루는 거의 소화를 못하고, 밥도 천천히 조금씩 먹어야 했다. 마음수련을 하면서부터는 위장이 점차 나아지더니 지금은 밥이든 밀가루든 먹고 싶은 만큼 먹는다.
수련을 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모든 병이 마음에서 온다는 것이다. 요즘 말로 심인성 질환이고 스트레스성 질환인 것이다. 마음이 편해지고 걱정이 없어지니 위장도 좋아졌다. 지금은 걱정을 하려고 해도 걱정이 안 되니 마음의 자유란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일년 전부터 경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약 일년 반 동안 시험 준비를 하였는데 그때도 마음수련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책상에 한 시간 동안 앉아 있으면, 30분 정도 공부를 하고 나머지는 잡생각으로 시간을 흘려보냈을 텐데, 마음수련을 하고는 공부 이외의 잡생각은 1분을 넘기지 않았다. 마음이 없고, 걱정이 없고, 번뇌가 없으니 공부가 더 잘되었다. 잡생각을 할 그 생각이 없으니 잡생각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