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 & 명상

암 치료 후 우울과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암 환자들의 명상 스토리]

“잠들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잘 자는 방법 없을까요?”

“재발하는 거 아닐까, 다른 데로 전이되면 어떡하지, 내가 죽으면 우리 아이는 누가 키우지… 늘 그런 두려움 때문에 항상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암 치료 후 많은 환자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인 어려움들입니다. 암 선고를 받은 순간부터 겪었던 정신적 고통들은 완치 판정을 받은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스스로를 괴롭히지요.

어떻게 하면 그 굴레에서 벗어나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암 생존자 100만이 넘어가는 시대. 이제는 마음까지 돌볼 수 있는 암 환자 심리 치료 프로그램들이 절실한 시기인데요. 지난 12월, 서울 송파구 보건지소에서는 암 환자를 위한 명상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마음수련의 마음수련 명상 방법으로 암 치료 후의 불안이나 우울 등을 치료하고, 일상에서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우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기획되었는데요. 관계자들은 공공기관에서 실시한 ‘암 환자 대상의 첫 복지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더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말합니다. 참가자들은 어떤 변화를 가졌을까요?

-> ‘암을 이겨낸 당신을 위한, 행복한 명상 희망 프로그램’ (2015년 11.10~ 12.11, 5주간 주2회 10회기 과정).

지역 암 환자 복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으로, 송파구 보건지소 주최, 보건지소 방문건강관리센터, 가톨릭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전인교육학회 공동 주관으로 진행됐다. 유방암, 위암, 갑상선암, 구강암, 폐암 등을 이겨낸 16분이 참가했다.

마음 다스리는 법, 명상강좌, 명상 실습, 1:1 상담, 작업치료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1. 10회의 명상 참가로 우울증, 불면증 정상으로 회복

이 명상 프로그램은 5주 동안 주 2회, 하루 2시간씩 진행되었습니다. 프로그램 결과, 명상 전 경미한 우울증을 보였던 참가자들이 명상 후 모두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불면증 또한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참가자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 삶의 기대 지수, 행복척도도 향상되었지요. 단 10회 만에 일어난 변화치고는 큰 효과라, 보건소 담당자 쪽에서도 많이 놀랐다고 해요. 올해에도 암 생존자를 위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 우울증 건강설문(PHQ-9: 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결과, 5점 이상을 우울증으로 보는데, 경미한 우울증(5.70)에서 모두 정상(3.30)으로 회복되었다.(p=.108)

조금씩 명상 수업을 통해 몸의 통증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단지 옛 기억을 떠올려서 버리기만 했을 뿐인데 그로 인해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통증이 완화된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계획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신 보건소 관계자님과 강사님과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_ 김OO / 44세. 송파구 보건지소 명상 프로그램 참가자

-> 불면증 척도(ISI: Insomnia Severity Index) 설문 결과에서는 8점 이상을 불면증으로 보는데, 모두 정상(5.37)으로 돌아왔다.(p=.115)

아픔을 겪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명상은 내 마음을 편안하게 이끌어 주었다. 잠을 쉽게 잘 수 있으며 깊은 잠을 잘 수 있어 꿈이 없어졌다. 특히 원망으로 가득했던 남편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졌다. 지금은 남편의 장점을 바라볼 수 있고 가끔 칭찬까지 해주니 가정이 화목해졌다. 이번 프로그램이 아픔으로 닫혀있던 내 마음을 열고 지난날을 잊고 순수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정말 좋은 계기였다.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_ 허OO / 62세

-> 삶의 기대는 앞으로 내 삶이 더 나아지리라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말하는데, 명상 후 유의한 수준으로 향상되었다.(p=.001)

명상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왔지만 처음으로 하며 “정말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구나!” 느꼈다.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차곡차곡 쌓아만 왔지 한 번도 버리지 않는 삶을 살았구나! 그래서 나의 마음이 복잡다단하고 괴롭고 힘들었구나! 그토록 내가 바라던 자유롭고 단순한 삶, 마음을 다스리며 살 수 있다는 남은 여생~희망이 보인다.
_ 김OO / 67세

2. 왜? 불안과 우울을 버리는 마음수련 ‘빼기명상’의 프로세스

왜 이렇게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이 명상 프로그램을 총괄한 중앙대학교 간호학과 윤미라 교수는 마음수련의 빼기명상에 그 답이 있다고 말합니다. 나의 삶을 돌아보며, 나를 괴롭혀온 마음들이 무엇인지 원인을 살펴보고 버릴 수 있기에, 스스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는 거지요.

미워하는 마음, 원망하는 마음, 병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버리면서 미워하는 마음이 줄어들고 병에 대한 불안함도 사라졌다. 내가 죽고 나면 욕심도 미움도 다 소용없는데 왜 내가 마음에 가득 채우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마음 버리는 것을 훈련하고 나니 일상에서도 순간순간 실천하게 되는데 너무 마음이 가벼워진다.
_ 이OO / 49세

3. 암에 대처하는 자세 “더 이상 힘든 마음속에서 절망하지 마세요”

윤미라 교수(프로그램 총괄 교수)는 10년 이상 종양전문 간호사로 근무했고 ‘유방암 생존자를 위한 마음수련 명상 프로그램이 심리적 안녕에 미치는 효과’ 연구로 서울대 박사학위를 받은 ‘암 생존자를 위한 간호 중재 프로그램’의 전문가입니다. 윤교수 역시 오랫동안 명상을 해온 명상 전문가이기도 한데요. 윤미라 교수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느꼈던 이야기입니다.

명상하면 불안하고 괴로운 마음들 정말 없어질까요?
잘 못 자는데 그게 해결되나요?
마음이 편해질까요?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 참가자분들이 많이 했던 질문들입니다. “네, 가능합니다”라고 말씀을 드리지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암 치료가 잘된 분이라 해도, 몸이 조금만 불편하면 재발된 거 아닌가, 전이된 거는 아닌가 불안에 시달립니다. 한번 시작된 걱정은 눈덩이처럼 커져 그런 걱정들 때문에 몸은 더 아파집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암게 걸리고 나면 인생이 허무해지고, 남편이나 아내, 시댁, 아이들에 대한 원망이나 서운함들도 커집니다. 그런 마음들 때문에 긴 치료가 끝나도 더욱 우울하고 불행해하는 분들도 많지요.
명상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마음들을 하나하나 버릴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치료 중에 겪었던 심리적인 갈등, 재발에 대한 두려움, 불안과 걱정, 주변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들… 나를 돌아보고 마음을 비우며 많이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졌다며,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보며 참 감사했습니다.
암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을 겪은 분들이기에, 오히려 그분들에게는 희망밖에 없었습니다. 조그만 불씨조차도 희망으로 만들 줄 아는 분들이었지요. 그분들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암이라는 병에 마음까지 구속되지 마세요. 꼭 이겨낼 수 있습니다.

<같이 읽으면 도움 될 콘텐츠>

암 환자들 심리 치유의 대안, 마음수련 명상 / 윤미라 교수 인터뷰

희망 프로그램! 암을 이겨낸 당신 / TBS <서울의 오늘>

네, 저는 암 생존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저를 규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 데브라 자비스의 테드 TED 강연

병원의 원목으로 30년간 일했을 때 암 진단을 받은 데브라 자비스. ‘암 생존자’라는 상처에 사로잡히지 말고, 그걸 통해 깊은 내적 성찰을 하고, 새로운 자신, 더 진실한 자신이 태어나는 시작으로 삼으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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